수도권에서 시작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25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80명으로 12일 연속 세자릿수를 기록했다. 300명대에서 이틀 연속 200명대로 떨어졌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거리두기 3단계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이유다.

특히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 수가 서울에서 일주일 만에 7배 넘게 늘어나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깜깜이 확진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남미 같이 걷잡을 수 없는 패닉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로 똘똘 뭉쳐 코로나 방역에 전념해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여야 정치권은 서로 네탓 공방을 벌이며 코로나 2차 대유행 책임 돌리기에 급급한 행태를 연출하고 있다. 방역에 사활을 걸어야 할 여당은 야당 공격으로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야당은 미래통합당은 정부여당 실정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통합당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그는 통합당은 국론분열 조장을 중단하고 방역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광화문 집회 참가자들에게 지금이라도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권고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시발점이 광화문 집회고, 광화문 집회는 보수 집회임으로 통합당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이다.

김 원내대표 뿐 당 대표에 선거에 출마자들도 연일 통합당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방역에 실패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종교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욱 의원은 바이러스 테러범을 방조한 김종인 위원장을 끌어내려야 한다는 괴담 수준의 주장을 내놓고 있다. 지난 3월 코로나가 대유행할 때 신천지와 대구·경북을 탓하며 우왕좌왕했던 정부 여당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다.

전광훈 목사처럼 방역당국에 비협조적인 일부 극우 세력의 안하무인격 처신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코로나 재확산의 진원지가 야당 탓이라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통합당은 이미 공개적으로 광화문 집회 세력과 선을 그었고, 집회 참가자들의 검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보수단체와 같이 8.15 집회를 한 민주노총 조합원 중에도 확진자가 나왔고, 신규 확진자 중 상당수는 커피숍·PC방 등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인되고 있다. 보건 당국과 여당 소속 단체장이 이끄는 지방자치단체가 '민노총 집회 참석 확진자''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로 둔갑시켜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특정 세력을 표적 삼아 마녀사냥식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4일 청와대 회의에서 일각에서 국가의 방역체계에 도전하며 방역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거나 협조를 거부하는 행위들이 코로나 확산의 온상이 되고 있다악의적이고 조직적인 방역 방해와 가짜뉴스 유포는 공동체를 해치는 반사회적 범죄라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경각심을 주려는 발언이겠지만, 자칫 공포 분위기를 조성해 국민적 코로나 방역 노력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

야당은 지금 정부·여당이 싸워야 할 대상은 국민과 야당이 아니라 코로나” “쓸데없는 정쟁은 지양하고 방역과 확진자 치료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도 야당의 지적에 동감하고 있다. 지금은 국민을 편 가르는 정치공세에 매달릴 때가 아니라 코로나 2차 대유행을 어떻게 막을지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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