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천 송도에 있는 도쿄오카공업(東京応化工業ㆍTOK)의 공장/사진=TOK
한국 인천 송도에 있는 도쿄오카공업(東京応化工業ㆍTOK)의 공장/사진=TOK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의 한국 수출 규제가 3년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규제를 피해 한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크게 늘리고 있다.

3일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일본의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한국과 대만 공장에서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일본의 도쿄오카공업(東京応化工業ㆍTOK)은 한국 인천 송도에 있는 공장에 수십억 엔을 투자해 설비를 확충, 포토레지스트(감광재)의 생산 능력을 2018년의 두 배로 늘렸다. 이 회사는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그리는 데 사용되는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감광액)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25%)다.

또 다이킨공업(ダイキン工業)은 한국의 반도체 제조장치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40억엔(약 409억원)을 들여 반도체 제조용 가스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한다. 내년 10월부터 이 공장에서 에칭공정에 사용되는 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지금까지는 일본과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한국에 수출했지만 현지에서 생산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두 회사는 각각 삼성전자 및 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에 소재를 공급하는 일본 기업들이다.

일본 기업들은 한국뿐 아니라 대만에도 투자를 늘린다.

쇼와전공머티리얼즈는 2023년까지 200억엔을 투자해 한국과 대만에서 실리콘웨이퍼 연마재와 배선기판재료 생산을 강화하기로 했다.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하는 신에츠화학공업도 증산을 위해 대만 현지 공장에 약 300억엔을 추가로 투자한다. 

이처럼 일본 기업들이 한국과 대만에 직접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유는 현재 공급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고객사의 요구에 빠르게 반응하기 위해서다. 게다가 반도체 업계는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인한 호황도 맞았다. 한국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있고 대만에는 TSMC 등이 있으며 이들 업체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닛케이는 또 일본 소재 기업이 한국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로 일본 정부가 2019년부터 적용한 한국에 대한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도 뽑았다. 

이어 신문은 수출 규제 이후 한국에 반도체 소재를 수출하려면 경제산업성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 때문에 불화수소 업체 일본 스텔라케미파는 지난해 관련 매출이 2019년 대비 26%나 감소하는 등 업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반도체 소재 기업들이 규제를 피할 수 있는 현지 생산을 택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한 화학 대기업 관계자는 닛케이 신문을 통해 "미중 갈등, 한일 관계 악화 등 공급망이 끊어질 수 있는 리스크로 인해 현지 생산 요구는 갈수록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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