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동생 조원태 회장에 선전포고

조원태 한진그룹회장과 조현아 前 대한항공 부사장
조원태 한진그룹회장과 조현아 前 대한항공 부사장

3세 경영 체제에 들어간 한진그룹에 '남매의 난'이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회장에 대해 선친인 고() 조양호 회장의 뜻과 다르게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땅콩회항' 사건 이후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조현민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다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초 조 전 부사장의 복귀 시점을 놓고 조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하는 이번 연말 정기 임원 인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번 인사 명단에도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오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갈등이 봉합된 것처럼 비춰졌던 한진그룹 삼 남매간의 경영권 분쟁이 재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3일 조 전 부사장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의 현 상황에 대한 조현아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고, 지금도 가족간의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이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는 유지를 남겼지만 동생인 조원태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법무법인 원은 조 전 부사장은 그동안의 개인적 불찰과 미흡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을 전해왔다다만 한진칼과 그 계열사(이하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과 관련해 불가피하게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을 밝히게 됐다고 전했다.

조 전 부사장은 작고한 고 조양호 회장의 상속인 중 1인이자 한진그룹의 주주로서 선대 회장의 유지에 따라 한진그룹을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키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이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선대 회장은 생전에 가족이 협력해 공동으로 한진그룹을 운영해 나가라고 말씀하시는 등 가족에게 화합을 통한 공동 경영의 유지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대 회장은 임종 직전에도 3명의 형제가 함께 잘해 나가라는 뜻을 다시 한 번 밝히기도 했다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가족 간에 화합해 한진그룹을 경영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생인 조원태 주식회사 한진칼 대표이사는 물론 다른 가족들과도 공동 경영 방안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여 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원은 한진그룹은 선대 회장의 유훈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상속인간의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의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의 사이에 어떠한 합의도 없었음에도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지적했다.

조 전 부사장과 법률대리인의 거듭된 요청에도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원은 이에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최근 고 조양호 전 회장의 계열사 지분을 법정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대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원태 회장 6.46%, 조현아 전 부사장 6.43%,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2%, 이명희 고문 5.27%로 각각 바뀌었다.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이 거의 균등하게 상속되면서 유족 네 사람의 지분율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게 돼 향후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 소지가 남게 됐다는 지적도 있다.

조 회장 입장에서는 향후 조 전 부사장이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에 나선다면 경영상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오너 일가의 불협화음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분쟁이 본격화할 경우, 어느 편에 무게 중심이 실리느냐에 따라 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측은 "아직 정확한 내용을 파악 중"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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