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차단·신고체계 통합 등 선제 대응 효과
경찰청이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을 위해 출범시킨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이 출범 6개월 만에 보이스피싱 발생과 피해액 감소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청장 직무대행 유재성)은 통합대응단 출범 6개월을 맞아 그동안의 주요 정책 변화와 대응 성과를 발표하며, 보이스피싱 범죄 확산세에 뚜렷한 변곡점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통합대응단은 전기통신금융사기 대응 업무가 경찰과 금융당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여러 부처에 분산돼 범죄 차단과 피해 회복의 ‘최적 시간’을 놓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추진됐다.
이에 따라 경찰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금융보안원,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협력 체계로 지난해 9월 29일 공식 출범했다.
경찰에 따르면 통합대응단 출범 이전인 2024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약 19개월 동안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발생 건수는 28.5%, 피해액은 153.3% 늘어나는 등 증가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출범 직후인 2025년 10월에는 2024년 1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으로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와 피해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같은 감소세는 이후에도 이어져 통합대응단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31.6%(9,777건→6,687건) 감소했고, 피해액도 26.4%(5,258억 원→3,870억 원) 줄었다. 특히 2026년 2월에는 발생 건수가 전년 동월 대비 64.5%(1,632건→579건) 급감했다.
경찰은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신고 체계 통합과 선제적 차단 정책 도입을 꼽았다.
우선 보이스피싱 신고와 대응 창구를 통합대응단 신고대응센터로 일원화하고 상담 인력을 두 배 이상 확대해 24시간 365일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국민은 피싱 피해가 의심될 경우 대표번호 ‘1394’를 통해 상담과 피해 예방 조치를 받을 수 있다. 이 조치로 신고 전화 응대율은 기존 69.5%에서 98.2%로 크게 향상됐다.
범행 수단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정책도 도입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긴급차단’ 제도로 한국인터넷진흥원, 삼성전자, 이동통신 3사와 협력해 피싱 의심 전화번호를 신고하면 신속히 확인 후 통신사가 해당 번호를 7일간 차단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전화번호 이용 중지에 1~2일이 걸렸지만, 긴급차단 도입 이후 차단 시간은 약 10분 내로 단축됐다.
통합대응단은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올해 3월 27일까지 총 4만1,387개의 피싱 의심 전화번호를 차단했다. 경찰은 이를 통해 피싱 조직에 약 150억 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발생시킨 것으로 추산했다.
또 한국인터넷진흥원과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악성 앱 서버를 탐지·차단하고 감염 의심자에게 긴급 알림을 보내거나 경찰이 직접 방문해 피해를 막는 활동도 병행했다. 현재까지 통합대응단은 2만4,706명의 악성 앱 감염자를 확인하고 피해 예방 조치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메신저 기반 투자리딩 사기나 팀미션 사기 등 신종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통합대응단은 지난 2월 24일 네이버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범죄 관련 키워드를 공유하고 이용자 경고 체계를 강화했으며, 카카오와도 범행 계정 차단 등 협력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위원회의 보이스피싱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 플랫폼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전화번호 이용중지 시스템을 연계해 범죄 계좌와 전화번호 차단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해외 조직 대응도 강화됐다. 경찰은 최근 6개월 동안 약 10만 건의 피싱 콜센터 접속 IP를 분석해 관련 국가에 제공하고 현지 단속을 지원했다.
현장 경찰의 대응 성과도 나타났다. 2025년 11월 이후 보이스피싱 신고 대응 절차를 체계화한 결과 현장에서 직접 피해를 막은 건수는 주 평균 14.5건에서 39건으로 증가했고, 예방 금액도 주 평균 8억6천만 원에서 19억6천만 원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총 678건, 약 333억 원의 피해가 현장에서 차단됐다.
경찰은 앞으로 투자리딩 사기, 노쇼 사기, 팀미션 사기 등 상거래 형태로 위장한 신종 스캠 범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조달청과 협력해 공공조달 사기를 예방하고 금융권과 협력해 신종 스캠 계좌를 신속히 정지하는 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6개월은 흩어져 있던 국가 역량을 결집해 피싱 범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기본 체계를 마련한 시간이었다”며 “범죄 조직이 기술과 법의 공백을 악용하더라도 더 집요하게 추적하고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의심스러운 전화나 연락을 받으면 주저하지 말고 1394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