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근무했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한 뒤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에 시신을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가 범행 후 군과 가족에게 피해자인 척 메시지까지 보낸 정황이 드러났다.

4일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살인 혐의 피의자 A씨(38)는 지난달 26일 피해자 B씨(33)를 살해, 시신을 훼손한 뒤 북한강에 유기하고 B씨 행세를 하며 전화메세지를 보내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현재 서울 송파구의 한 부대에 근무 중인 육군 중령(진급 예정자) A씨와 임기제 군무원인 피해자 B씨는 얼마 전까지 경기도 과천시 한 부대에 같이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3시경 과천의 한 부대 주차장에서 B씨를 살해했다. 범행 6시간 뒤인 오후 9시경 A씨는 인근 건물 철거 공사장에서 흉기로 B씨 시신을 훼손했고 다음 날 오후 9시 40분경 화천군 북한강에 시신과 범행 도구를 버렸다. A씨는 과거 화천의 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이 지역 지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는 시신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도록 시신을 담은 봉지에 돌을 넣기도 했다. 다음날인 27일에는 지난달 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B씨 휴대전화로 부대 측에 ‘(남은 근무 일수를) 휴가로 처리해 달라’면서 B씨 행세를 했다. 또한 B씨의 가족과 지인과도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기도 했고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면서 전원을 껐다 켜는 수법으로 생활반응이 있는 것처럼 꾸미는 등 지능적으로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

일주일 뒤인 지난 2일 오후 2시 45분경 화천체육관 인근 북한강에서 B씨 시신 일부가 떠올랐고 이를 발견한 한 고등학생의 112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류물과 신체 일부에 대한 지문 감식, DNA 감정을 통해 B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B씨를 묶은 테이프에 남아 있는 지문을 통해 A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했고 3일 오후 7시 12분경 서울 강남구 일원역 지하도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 배수로에 버려진 B씨의 휴대전화도 확보했다. 다만 휴대전화는 심하게 부서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4일 오전 11시 36분경 북한강에서 시신 전부를 발견해 인양했다. 아직까지 시신 훼손에 사용된 흉기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친하게 지내던 사이였지만 최근 갈등이 있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은 추가 수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은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A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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