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석 전 UPF 회장 14시간 조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집중 추궁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교단 핵심 연결고리로 지목된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을 장시간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찰은 내부 문건과 후원금 영수증, 행사 자료 등 확보된 물증을 토대로 불법 정치자금 유입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전담수사팀은 지난 2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송광석 전 UPF 회장을 오전 10시부터 밤 11시 30분까지 약 14시간 동안 소환 조사했다.
송 전 회장은 조사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귀가했으며 그의 측은 “있는 그대로 진술했다”며 추가 소환 가능성을 열어 두는 입장을 밝혔다.
송 전 회장은 통일교 한국협회장과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장을 지낸 교단 핵심 인사로, 통일교 자금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중간 창구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9년 여야 정치인 10여 명에게 1인당 100만 원 안팎의 후원금을 낸 영수증 내역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작성한 3천 쪽 분량의 내부 문건 ‘TM(참어머니) 특별보고’에서도 송 전 회장의 이름이 여러 차례 언급된다. 해당 문건에는 2017년 송 전 회장이 대만에서 임 전 의원을 만나 통일교 활동과 비전을 소개했다는 보고 같은 해 12월 국회 한일터널 관련 심포지엄과 정치인 위촉 보고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의원 측은 대만 방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교리 교육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함께 UPF가 2020년 개최한 ‘월드 서밋’ 등 통일교 주요 행사 영상과 사진, 국회의원 후원 명단 등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수사팀은 지난 24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통일교 로비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총재를 상대로 약 3시간 동안 2차 접견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윤영호 전 본부장에 대한 2차 조사는 개인 사정으로 무산됐다. 윤 전 본부장은 앞서 법정에서 정치권 로비 진술을 번복한 바 있어 향후 수사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서울 서초구 불가리코리아 본점을 압수수색해 명품 시계 구매 이력을 확인 중이다. 이는 전재수 전 의원이 통일교 측으로부터 한일 해저터널 등 청탁 대가로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된 것이다. 앞선 압수수색에서 구매 내역은 확보됐지만 실물은 확인되지 않아 추가 추적이 진행 중이다.
경찰은 확보된 문건과 후원 자료, 관련자 진술 등을 종합해 통일교 자금의 정치권 유입 경로와 실체 확인에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