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회원국 11일 채택 여부 결정
2022년 우크라 전쟁 당시 1억8200만 배럴 방출 규모 넘길 전망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중동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추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IEA는 최근 긴급회의에서 회원국들에게 공동 전략비축유 방출 계획을 제안했으, 방출 규모는 과거 어느 때보다 큰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방안은 32개 회원국 에너지 당국자들이 참석한 긴급회의에서 공유됐으며 회원국들은 11일 계획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EA 의사결정 구조상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시행이 지연될 수 있다.
2022년 방출 규모 넘어설 전망
보도에 따르면 이번 방출 규모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IEA 회원국들이 두 차례에 걸쳐 시장에 공급했던 1억8200만 배럴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IEA는 에너지 공급 위기 발생 시 회원국 간 공동 대응을 조율하는 국제기구로, 현재 회원국들은 공공 비축유 약 12억 배럴과 의무 상업 재고 약 6억 배럴 등 총 18억 배럴 규모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걸프 지역 원유 공급이 중단될 경우 약 120일 이상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핵심 변수
이번 논의의 배경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공급 충격이 있다.
페르시아만을 세계 원유 시장과 연결하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그러나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선적이 크게 줄어들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며 약 40% 상승하기도 했다.
다만 최근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발언과 전략비축유 방출 논의가 전해지면서 유가는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83달러 수준, 브렌트유는 약 87~88달러 선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 안정 vs 위기 신호” 효과 엇갈려
전략비축유 방출이 항상 유가를 안정시키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IEA 회원국들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공동 방출을 실시했지만, 당시 시장은 이를 심각한 공급 위기의 신호로 받아들이며 유가가 한때 20% 상승하기도 했다.
반면 1991년 걸프전 당시 전략비축유 방출은 국제 유가를 하루 만에 20% 이상 떨어뜨리는 효과를 낸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힌다.
에너지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방출이 단기적으로 유가 급등을 완화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근본적인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