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과 문재인 대통령은 닮은꼴이다.

한국인 가장 좋아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은 LA다저스다. 현재 류현진이 에이스급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데다 박찬호도 전성기를 보낸 팀이기 때문이다. 그런 다저스가 얼마 전 한국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가능한 최상의 전력을 갖추고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하지 못했다. 한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받는 워싱턴내셔널스에게 나가 떨어졌다. 디비전시리즈 최종 5차전에서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가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면서 결국 역전패하고 말았다.

다저스가 예상외로 패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비난의 중심에 섰다. 커쇼의 활용 실수 등 결정적 판단 착오로 승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커쇼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간판투수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도 전형적인 선발투수인 커쇼가 익숙하지 않는 불펜 등판에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

로버츠 감독은 이런 데이트를 무시하고 오직 믿음으로 커쇼를 등판시켰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선수가 잘 해줄 거라 믿었다는 로버츠 감독의 변명은 야구팬들을 더욱 자극했다. 급기야 한국 팬들은 고집불통에다 머리가 나쁘다는 의미로 그에게 ()버츠란 별명을 선물했다.

로버츠 감독과 가장 많이 오버랩 되는 인물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삼척동자가 봐도 비리덩어리란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는 조국을 끝내 법무부장관에 임명했다.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으면 나쁜 선례를 남긴다며 국민의 반대를 무시하고 인사권을 행사하는 불통의 모습을 보였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인한 나라의 분열은 그의 사퇴로 매듭지어질 걸로 기대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갈등을 유발해 송구스럽다는 한마디로 사과를 갈음한 뒤 더 긴말로 언론과 검찰의 성찰을 요구했다. 공정 평등 정의를 부르짖던 대통령이 나라의 분열 수습에는 관심이 없고 조국을 두둔하는 말과 행동으로 국민의 분노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

온 가족이 범죄에 연루돼 사퇴한 조국을 뜨거운 의지와 이를 위해 온갖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는 자세라는 외계인 방언 같은 말을 했다. 심지어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을 불러 우리 차관이라 부르며 검찰 개혁을 주문하는 쇼(?)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문대통령은 공정을 27차례나 언급했으나 조국 사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사과하지 않았다.

문대통령은 이제 겨우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하지만 취임사에 담긴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는 말은 레토릭이었다는 게 증명됐다. 소득주도성장, 탈원전, 적폐세력 척결, 대북정책 등 야심차게 내세운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은 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그런데도 조금만 있으면 각종 정책의 연착륙으로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거라는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

문대통령이나 로버츠 감독은 고집불통이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명확한 데이터를 무시하고 자신의 믿음에 매달려 나쁜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집불통 단수는 문대통령이 조금 높은 것 같다. 그래도 로버츠 감독은 모든 건 감독인 내 책임이다며 팬들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대통령이 계속 고집불통의 모습을 보이면 로버츠 감독처럼 돌자가 달린 별명을 얻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염려가 현실이 된다면 문대통령 개인적으로도 불명예요, 나라의 격()도 말이 아니게 된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생각과 반대되는 의견을 수용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아직 임기는 절반이나 남아 있다. 그동안의 실정을 만회하고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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