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환자들의 존재 및 인권 고찰을 위한 역사적 가치인정

구(舊) 부산나병원기념비 전경
구(舊) 부산나병원기념비 전경

부산시는 동구 정공단로 27, 일신기독병원 옆 구() 부산나병원기념비가 202054일 국가문화재 제781호로 등록되었다고 8일 밝혔다.

20184월에 국가문화재등록을 신청하여, 올해 26~36, 30일간 등록예고를 거쳐 202054일에 등록 고시된 () 부산나병원기념비는 화강암 재질의 오벨리스크(전체적으로 높고 좁은 탑 모양으로 끝이 뾰족해지는 형태) 양식으로 높이 1.1m의 작은 비석으로서, 비석의 전면에는 大英癩患者救療會紀念碑(국제단체인 대영나환자구료회 기념비)’라고 새겨져 있으며, 나머지 3면에는 부산나병원설립일, 설립자, 비석제작일 등이 새겨져 있다.

'구() 부산나병원기념비1909년 감만동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의 나병 전문치료 기관인 부산 나병원의 설립을 기념하기 위해 1930년에 제작된 것으로 부산 나병원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기념 비석이다. ‘부산 나병원또한 한국 근대사에서 한센병 환자만을 위해 세워진 최초의 병원이면서 우리나라 특수의료 영역인 한센인 치료 역사와 선교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역문화계는 상당한 수준의 노동력과 기술력을 갖춘 한센인들이 스스로 만들었다는 점과 나환자촌등 일반인들과 격리되어 생활하던 한센인 환자들의 존재와 인권에 대한 고찰을 위해 그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국가문화재 등록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나병원기념비의 문화재 등록으로 근대사에서 부산지역 병원과 의료 체계가 지니는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면서 향후 시민들에게 근대 부산의 의료역사와 선교사들의 봉사활동을 보여주는 문화재로서 활용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동구청과 기념비 소유자인 한호기독교선교회’(일신기독병원)도 본 문화재 등록을 계기로 부산시 좌천동에 산재해 있는 일신여학교, 부산진교회, 일신기독병원 등 근대기독교 관련 건축물과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소록도국립나병원 등 관련 시설과 함께 근현대 역사자료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본 비석은 부산 나병원 환자들의 주도로 19305월에 맥켄지(*호주 출신의 장로교 선교사로서 1910년에 내한하였으며, 부산에서 한센인(나환자)들의 치료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인 인물) 선교사의 내한 기념 20주년을 맞아 감만동 나병원 교회 앞에 세워졌었다가 이후에 용호동, 기장군 등으로 이전, 2016년에 현재 위치인 동구 일신기독병원 옆 맥켄지 공원 내로 이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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