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우칼럼] ‘떼법’이 춤추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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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우칼럼] ‘떼법’이 춤추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 임영우 기자
  • 승인 2020.06.0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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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떼법이 판을 치고 있다. 국회 앞에서는 크고 작은 시위가 연일 열리고 있고, 상당수 국내 대기업도 떼법 시위대에 검거 당했다. 여당은 한명숙 전 총리의 뇌물 수수 사건이 무죄라고 주장하며 재수사를 요구하는 등 앞장서서 떼법을 부추기고 있다. 나라를 바로 이끌어야 할 여당이 위법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무조건 떼부터 쓰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은 퇴직자 복직, 보험금 추가 지급, 철거민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는 6~7곳의 시위대에 포위돼 있다. 이들이 틀어 놓은 확성기에선 법적 기준치를 넘는 소음 수준의 노래와 욕설 구호에 인근 사무실 직원들은 업무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인근 주민들도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다. 시위가 열린 다른 대기업 본사도 비슷한 피해를 보고 있다.

여당이 주장하는 '한명숙 전 총리 무죄'는 법을 무시하는 처사다. 유죄 물증이 너무나 확실해 대법원 만장일치 선고까지 내려진 일을 다시 뒤집으려고 하니 억지를 부리는 것과 다름없다. 무능, 실정, 비리, 불법을 거듭해도 총선에서 대승을 거뒀으니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는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이른바 떼법관행이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된 것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진보 세력을 비롯한 집권당도 이에 한몫을 거들어 사회 분위기가 피폐해지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해당 기업에 책임이 없거나 이미 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까지 들고 나와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기업의 대외 이미지에 치명타를 준다. 이런 특성을 잘 알면서도 떼를 쓰고 있으니 법치 근간을 흔드는 경우가 비일비재다.

떼법시위에 대한 공권력의 대처는 안이하다. 현행법엔 경찰이 적법하지 않은 집회 및 시위에 대해 3회 해산명령을 내리고, 불응하면 강제 해산시킬 수 있게 돼 있다. 최근 기업 앞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 해산시킨 사례는 거의 없다. 우리 사회 전반에 스며든 반기업 정서와 기업은 강자, 시위대는 약자라는 오랜 관념과 권력 눈치 보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된다.

대한민국은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잘해 세계로부터 부러움과 칭찬을 받았다. 위기에 대처하는 국민의 태도와 선진 의료 체계 등 여러 방면에서 전통적인 선진국들을 휠씬 능가했다. 소위 강대국이라는 미국 일본 등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에서 국가 시스템이 우리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걸 확인했다.

하지만 선진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기엔 아직 이르다. 법치를 토대로 상식과 합리가 통하는 사회 기반이 조성돼야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치가 아니라 떼법이 지배하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우리 사회에 법과 상식이 행동양식으로 자리 잡게 하려면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 ‘떼법이 통하지 않고 손해가 된다는 선례가 쌓일 때 비로소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린 고질병을 치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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