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반기 민선 7기 광역자치단체장 직무 수행, '잘하고 있다' 56% vs '잘못하고 있다' 28%
작년 하반기 대비 직무 긍정률 상승 지역 과반, 김영록 전남지사·이재명 경기지사 최상위권

2020년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직무 수행 평가
2020년 상반기 광역자치단체장(시도지사) 직무 수행 평가

한국갤럽이 2020년 상반기 6개월간 전국 성인 23,397명에게 거주 지역 광역자치단체장(이하 '시도지사')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질문한 결과, 56%가 긍정 평가했고 28%는 부정 평가했으며 16%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5%, 모름/응답거절 11%).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자치단체 중 9개 지역 시도지사 직무 긍정률이 작년 하반기 대비 5%포인트 이상 올랐다.

김영록 전남지사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직무 긍정률 71%로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취임 첫해인 2018년 하반기 직무 긍정률 59%, 2019년 상·하반기 각각 65%로 최상위권을 지켰고,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70%를 넘었다. 현 정부 국무총리가 되면서 사퇴한 이낙연 전임 지사도 2017년 상반기 직무 긍정률 63%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재 광주·전라는 문재인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고 경기, 살림살이 등 경제 관련 전망 또한 다른 곳보다 낙관적인 지역이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송하진 전북지사 역시 올해 상반기 나란히 직무 긍정률 64%로 상위권에 속했다.

김영록 지사와 마찬가지로 초선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체 시도지사 중 지난 1년간 긍정률 상승 폭이 가장 크다(2019년 상반기 45% 하반기 53% 2020년 상반기 71%). 특히, 올해 1분기(1~3) 긍정률 63%, 2분기(4~6) 78%로 크게 바뀌었다. 그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적극 대응, 긴급재난지원금과 기본소득 논의를 촉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지사는 2018년 지방선거 직후 조사에서 향후 시·도정이 가장 기대되는 당선인 1, 김경수 경남지사가 2위로 꼽힌 바 있다. 그러나 이재명 지사는 직권남용·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으로 재판받았고, 김경수 지사는 일명 '드루킹' 사건으로 201911심 실형 선고 뒤 법정구속·수감됐다가 77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현재 이재명 지사는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으며, 김경수 지사는 2심 진행 중이다. 두 지사에 대한 해당 도민의 평가는 과거보다 전향적이다. 김경수 지사 직무 긍정률도 2019년 상반기 39%, 하반기 44%, 올해 상반기 54%(1분기 51%, 2분기 57%)로 나아졌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이시종 충북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3연임 도지사로 큰 부침(浮沈) 없이 안정적으로 도정을 운영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최문순 지사 직무 긍정률은 2014년부터 54~64% 사이를 오르내렸고, 올해는 1분기(59%)보다 2분기(67%)에 더 상승했다. 그는 지난 3월 일명 '감자 파는 도지사'로 코로나19 피해 농가 지원에 나서 많은 이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시종 지사는 2014~201850% 중후반에서 2019년 처음으로 60%를 넘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양승조 충남지사도 직무 긍정률 60% 내외, 부정률은 그보다 40%포인트 이상 낮아 해당 시도민에게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다음으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직무 긍정률 55%, 김경수 경남지사 54%, 원희룡 제주지사 52%, 이철우 경북지사가 51%로 중위권에 속했다.

민선 7기 시도지사 중 14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원희룡 제주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 3명이 야당인 미래통합당 소속이다. 초선인 이철우 지사와 재선인 권영진 시장의 직무 긍정률은 2019년 하반기 대비 각각 2%포인트, 9%포인트 하락했다. 이들 지역은 코로나19 사태 초기 가장 피해가 컸던 곳이다.

재선인 원희룡 제주지사는 2014년 하반기 직무 긍정률 61%에서 2019년 상반기 40%까지 하락했다가, 이후 재상승해 올해는 최하위권을 완전히 벗어났다(1분기 47%, 2분기 56%). 제주도는 2017년부터 사드 배치를 둘러싼 외교 마찰로 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예멘 난민, 영리병원, 2공항 등 첨예한 현안으로 주목받았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2018년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그는 올해 초 미래통합당에 입당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에 대한 직무 평가는 긍정률 47%, 부정률 31%로 전국 시도지사 중 하위권에 속한다. 그래도 2019년 하반기 대비 긍정률이 5%포인트 늘고, 부정률은 4%포인트 줄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또한, 이러한 평가는 전임 시장들보다 나은 편이다. 인천은 아시안게임 등 여러 국제 행사 유치와 각종 개발 사업 추진으로 장기간 재정난을 겪으며 전전임 송영길·전임 유정복 시장 시절 시도지사 직무 평가에서 매번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은 그 지역에서 민주당 계열 소속 후보로 처음 당선한 광역단체장이다. 오거돈 시장은 올해 1월부터 4월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하기 직전까지 직무 긍·부정률(40%·44%)이 엇비슷했고, 송철호 시장은 16개 시도지사 중 상반기 긍정률 최저치(36%), 부정률 최고치(52%)를 기록했다. 송철호 시장은 작년부터 송병기 경제부시장의 지방선거 개입 사건으로 구설에 올랐고, 현재 수사 진행 중이다.

울산은 전전임 박맹우 시장에 이어 전임 김기현 시장 직무 긍정률이 70%를 웃돌아 전국 시도지사 평가 선두였으나,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 불황 장기화와 함께 2016년 하반기부터 하락세다. 송철호 시장에 대한 울산시민의 평가를 성향별로 보면 진보층은 긍정적, 중도·보수층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대통령 직무 평가는 조사 시점 이슈에 따라 크게 등락(登落)하고 전국적으로 세대별·지지정당별 양극화 현상도 빈발하지만, 시도지사 직무 평가에서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는 지역민들이 시도지사를 평가할 때 해당 지역 내 행정 상황을 중심으로 판단하며 중앙 정부 정책이나 여야 갈등 사안에는 크게 영향받지 않음을 보여준다.

시도지사 직무 평가는 20201월부터 6월까지 지속해서 조사한 결과다. , 특정 시점이 아니라 상반기 전 기간 지역 유권자들의 상시 평가라 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를 분기로 나눠 보면 대체로 1분기보다 2분기 직무 긍정률이 높은데, 이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자치단체장 역할이 평소보다 두드러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분기별 평가는 특정 이슈 영향을 가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7개 시도별 ±1.3~8.7%포인트이며, 자세한 사항은 한국갤럽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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