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현직 경찰 재직할 때는 수사내부조사과정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본청, 지방청 과장, 계장 재직시에는 일선 사건사고 취합보고와 각종 기획수사관련 지시를 주로 했다. 경찰서 과장 재직시에도 실적(구속, 인지)에만 치중하고 독려했다.
그런데 퇴직 후 변호사로서 일선 수사과정에 계속 참여하면서 수사관, 나아가 검사, 판사의 말 한마디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조사를 하며 당신은 전과가 많기 때문에 구속된다, 묻는 말에만 답변하라, 왜 거짓말을 하느냐, 그렇게 자꾸 거짓말을 하면 구속될 수 있다, 여기가 어딘지 아느냐, 경찰청 특수00과이다, 당신은 참고인이지만 피의자로 전환될 수 있다, 언제까지 나와라 안 나오면 출석거부로 간주, 영장을 청구하겠다. 나는 수사를 많이 한 사람이다, 내 앞에서 거짓말 할 생각은 하지마라, 10년치 자료를 다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압수수색영장을 청구하겠다 등의 말이 나오는 일이 많다.
112신고출동현장에서도 경찰관 자신의 신분증과 성명을 밝히지도 않고 임의동행, 현행범체포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최근에 필자가 겪은 사건 중에는 범죄자도 아닌데 긴급체포 후 석방하면서 미안하다는 말 자체도 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었다. 또한 가족에게도 혐의사실통보도 안했다는 것이다. 긴급체포현장에서 영장 없이 압수한 물건을 가지고 조사까지 했다. 압수수색현장에서도 불필요하게 왜 변호사를 교체했느냐하는 말까지 한다. 수사관의 말 한마디가 조사받는 사람의 폐부를 찔러 상처를 주는데도 말이다. 수사관 또한 조사받는 입장에 서 있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하기에 역지사지의 심정을 가지고 수사를 하여야만 한다. 내가 이러한 말을 했을 때 상대방은 얼마나 가슴에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거나 자존심이 강한 사람을 상대로 반말을 써가면서 자존심을 깍아 내리는 언행을 하는 경우, 조사받는 사람은 가슴에 큰 상처를 입고 조사 후 목숨을 끊기도 한다. 사건수사결론을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
수사에 편견을 가지거나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심문을 해서는 안 된다. 수사관 자신이 듣고자 하는 진술만을 선별하여 조서에 기재해서도 안 된다. 조사가 끝난 후 조사과정에서 상처를 준 사실은 없는지 늘 자성해야 한다. 조사과정에서 한 맺힌 것들은 풀어야 한다.
수사관의 말 한마디, 검사의 말 한마디, 특히 징계조사과정에서 감찰직원의 말 한마디, 판사의 공판과정에서 말 한마디가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가슴에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수사과정은 늘 모니터링 하여야 한다.
사건내용과 관련 없는 수사에 예단을 주는 말은 하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것이 과장, 수사심의관, 팀장의 역할이 아닐까?
필자가 경찰 재직 시 경험한 훌륭한 수사관은 범인에게 수갑을 채우면서도 “수사관님에게 체포를 받게 되어 고맙습니다.” 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법률지식, 수사지식도 중요하지만 먼저 인격과 배려를 갖춘 수사관이 되어야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