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페넌트레이스 1위를 확정지으며 한국시리즈(KS)에 직행했습니다. 이후 10월 21일까지 무려 33일 동안, 잔여 경기를 치르고 휴식겸 훈련을 갖습니다. 그리곤 ‘와일드카드(4-5위 결정전)⟶준 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친 승자와 10월 21일 KS 1차전을 시작으로 통산 12번째 우승(해태시절 포함)에 도전합니다.

KIA는 4월 5일 이후 단 5일만 빼고(6.7~11) 줄곧 1위를 달려 여유있게 결승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하지만 3월 23일 시즌이 개막되기전 KIA를 1위 후보로 꼽은 전문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1월 30일 스프링캠프에 들어가기 직전, 후원업체에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김종국감독이 전격 경질됐습니다. 그리고 보름만인 2월 13일 이범호 타격코치(43)를 감독으로 선임했죠. 중요한 전투 직전에 사령관을 바꾼 셈이니 팀 전력이 온전할리 없었습니다. 거기에다 선발 투수요원인 이의리와 윤영철이 부상으로 이탈했고 중심타자 나성범도 부상으로 한달 가량 출전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중위권 진입도 장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서 더 힘이 난다는 말이 있듯, 현역 최연소 사령탑인 이범호감독과 선수들은 단단한 원팀이 돼 초반부터 야구판을 뒤흔들었습니다. KIA는 팀 타율 3할에 팀 평균자책점 1위 등 투타 안정감으로 2위권 팀의 추격을 힘껏 뿌리쳤습니다.

활화산 타격의 중심엔 역대 최연소 ‘30홈런-30도루’의 주인공인 김도영(23)과 베테랑 최형우(41)가 있습니다. 특히 최형우는 불혹을 넘어선 나이에도 22홈런(15위), 109타점(6위)의 불꽃 방망이를 휘둘러 삼성 시절이후 또다시 ‘우승 청부사’라는 닉네임을 얻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최형우와 경찰청의 인연을 소개할까요. 경찰청은 2005년 야구단을 창단, 상무에 입단하지 못한 유망주들을 불러모아 KBO 리그의 퓨처스리그(2군)에 참가했습니다. 경찰청 야구단 복무를 마치면 병역 혜택을 줬으니 경찰청이 한국 프로야구에 이바지한 공로가 큽니다. 최형우는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포수로 입단했으나 전력 미달이라는 이유로 4년만에 방출됐습니다.

다른 팀에서도 최형우를 받아 들이지 않아 그는 졸지에 은퇴 위기에 몰렸죠. 경찰청은 2005년 8월 1일 창단됐는데, 최형우는 입단 테스트에서 가까스로 합격점을 받아 선수 생활을 이어갈수 있었습니다.

경찰청 야구단에서 김용철 감독(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 역임)의 지도로 외야수로 변신, 숨어 있던 공격 본능이 살아납니다. 경찰청 야구단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최형우는 2007년말 다시 삼성에 입단해 2008년 마침내 신인왕에 오르게 됩니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이어졌던 삼성의 통합 4연패 역사에 핵심 멤버로 활약했고, 2016년말 FA(자유계약선수)로 풀려 98억원을 받고 KIA로 이적합니다.

제목에서 ‘KIA 우승 도우미는 최형우’라고 표기한게 이제 이해가 되시죠? 은퇴 기로의 신인급 선수가 경찰청 야구단에 힘겹게 입단했고, 선수보는 눈이 뛰어난 감독을 만나 ‘공격형 외야수’로 거듭났으니 최형우는 경찰청을 향해 100번이라도 절을 해야할 입장입니다.

오는 10월말 한국시리즈에서 KIA가 우승하면 경찰청을 찾아가 감사 인사를 드려야 하고요.

한국 프로야구에 공로가 큰 경찰청 야구단은 2019년 8월 해체된게 무척이나 아쉽습니다. 계속 운영이 됐다면 ‘제2,제3의 최형우’가 태어나 프로야구의 수준을 더 높였을 것이고 13만 현역 경찰관들의 사기 진작에도 큰 보탬이 됐을 겁니다.

 

김수인 칼럼니스트
 
필자 약력: 현재 한국관광공사 비상임이사, 수필가, 한국체육언론인회 이사, 한국연예인스포츠 협회 상임고문, 인터넷 매체 논객닷컴의 칼럼니스트/스포츠조선 국장(매일경제-서울신문 포함 기자생활 23년), KT스포츠 전무이사(커뮤니케이션 실장), KOC(한국올림픽위원회) 미디어위원회 부위원장, 홍보회사 KPR 미디어본부장 역임/저서 ‘야구는 IMF도 못말려’ ‘김수인의 쏙쏙골프’ 등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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