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시장에 올라온 서울 아파트 경매물건이 최근 9년 간 최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유찰이 거듭되고 낙찰가율이 낮아지는 등 부동산시장의 장기적인 침체를 예고했다.
5일 경·공매 데이터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지난 해 1956건 대비 67% 증가한 3267건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472건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다.
이른바 영끌 대출을 통해 취득한 아파트 구매자들이 고금리에 영향으로 원리금 부담이 증가해 이를 감당하지 못한데다 호가 하락에 거래까지 위축되면서 결국 임의경매 물건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할 경우 은행 등 채권자는 임의경매를 통해 담보를 경매에 넘기는 절차를 밟는다.
지난해 11월까지 임의경매 개시 결정 등기 신청은 직전 최고치인 2013년(14만8701건) 이후 최대 규모로 12만9703건을 기록했다.
경매 물건은 증가했지만 얼어붙은 매수 심리 탓에 유찰이 거듭되면서 낙찰가율도 낮아졌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전년(82.5%) 대비 9.6%포인트 오른 92.1%였지만 경매 시장이 활황세를 보인 2021년(112.9%)에 비해 20.8%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부동산 거래시장의 인기 매물인 한강변 아파트조차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점도 눈에 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대장주로 꼽히는 잠실엘스 전용면적 149㎡가 지난달 경매시장에 등장했지만 응찰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지가 속한 송파구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경매로 낙찰을 받아도 실거주 의무가 적용되지 않고 전세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응찰자는 0명이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경매시장은 부동산 경기의 선행 지표로 인식된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경기 불황 속 최근 탄핵 정국마저 이어지며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부동산 시장에 매수 관망세가 이어지면서 올 하반기까지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