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근로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세종-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노동당국이 시공사·하청업체 관계자 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8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하청업체 장헌산업 현장소장 A씨,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 2명, 한국도로공사 관계자 2명 등 총 5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사고는 지난 2월 25일 오전 9시 49분, 안성시 서운면 청룡천교 건설 현장에서 발생했다. 시공 과정에서 교각 사이에 올려져 있던 거더 24개가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들이 매몰됐다.
조사 결과, 시공사와 하청업체는 거더의 수평 유지를 위한 스크류잭·와이어로프 등 전도 방지 시설을 임의로 철거한 채 구조 검토 없이 길이 102m·무게 400t 규모의 거더 설치 장비 ‘빔런처’를 후방으로 이동(백런칭)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노동부는 이러한 무리한 작업이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결론냈다.
특히 장헌산업 현장소장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거더 설치 과정에서 전도 방지 장치 제거를 직접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소장 B씨와 한국도로공사 감독관 C씨 등도 위험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방치한 혐의가 적용됐다.
또한 장헌산업 대표는 동력을 이용한 가설 구조물인 빔런처 사용 시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기술사의 안전 확인을 받아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 계획에는 전도 방지 시설 설치와 빔런처 후방 이동 절차가 명시돼 있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며 “관리·감독 책임자들이 기본적인 의무만 다했더라도 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전형적인 인재(人災)”라고 강조했다.
